언론기사[국민일보] 내 안에 26명의 전문의가 있다 - 이창우 박사의 젊은 노인의학 <3>

운영자
202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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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남긴 수많은 격언 중 “내 몸에 100명의 의사가 산다”는 말이 있다. 몸 안에 수많은 자연 치유력이 있다는 의미다. 자연 치유력의 본질을 드러내는 생리학의 핵심 개념이 ‘항상성’이다. 우리 몸속에는 최적화된 상태를 항상 유지하려는 조절 체제가 작동 중이다. ‘활력 징후’(바이털 사인)라는 체온 맥박 호흡 혈압에 혈당과 체액이 균형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우리는 삶을 누릴 수 있다. 활력 징후와 혈당, 혈액의 항상성만 유지해도 예측·예방·진단하는 의사 등 현대 의학계가 정해 놓은 26개 과 이상의 맞춤형 전문의가 내 몸에 포진한 셈이다.

그러나 항상성이 영원한 건 아니다. 나이가 든다는 건 항상성 조절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50세에 시작되는 항상성의 퇴화를 최대로 늦춰 생리적 노화를 지연해야 젊은 노인으로 오래 살 수 있다. 여기엔 비법이라고 해도 좋을 세 가지 열쇠가 있다. ‘신경’ ‘호르몬’ ‘혈관’이다. 자율신경계가 정확히 조절되고 적당한 양의 호르몬을 유지하며 그 호르몬을 전달하는 혈관이 건강하면 항상성 퇴화를 늦출 수 있다.

첫째로 챙겨야 할 열쇠가 ‘자율신경계’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놀이터의 시소처럼 대항하면서 영향력을 주고받는다. 몸은 원인과 결과가 명백하다. 결과는 원인에게 피드백을 주는데 이 피드백에 따라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상호 견제하면서 몸의 신호 전달 체계를 수정한다. 혈압과 체온 맥박 및 호흡, 심혈관과 생존 근육의 조절, 땀을 통한 피부 호흡의 항상성이 자율신경계의 피드백과 대항 작용으로 유지된다.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기면 ‘몸이 계속 흥분 상태에 있거나 반대로 의욕이 저하’되며 ‘온몸이 붓거나 피부가 벌겋게 달아오르는 경우’가 생긴다. ‘잠을 잘 자지 못하’거나 ‘우울하고 불안해 짜증이 나기’ 쉽다. ‘소화가 잘 안 되며 조금만 신경 써도 동공 조절이 안 되고,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고 호소한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자율신경계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자율신경계 교란은 노인에게 더 심각하다. 치매나 파킨슨병, 뇌졸중과 섬망, 심혈관 질환 및 감각·행동 장애 같은 중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자율신경계 교란을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자율신경의 원리가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의 균형이라는 걸 생활에 적용해야 한다. 균형을 갖춘 생활이 자율신경계 균형의 열쇠다. 수면과 영양, 움직임의 균형! 젊은 노인이 품어야 할 명제다.

이 중 식습관과 관련한 잔소리를 전한다. 우선 몸속 전해질을 유지하는 식습관이 중요하다. 칼슘과 나트륨처럼 수분에 녹아 있는 미네랄을 전해질이라고 한다. 신경계의 전기 자극을 통하게 하려면 이 전해질과 수분의 균형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짜고 매운 음식을 피하고 다소 싱겁고 김이나 미역처럼 요오드가 함유된 음식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게 좋다. 패스트푸드처럼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자극적 맛을 내는 음식은 피해야 한다.

수면에 관한 내용을 보태자면 너무 밝거나 어두운 곳에서 일하는 것, 신경을 자극하는 일은 피하는 게 좋다. 이들 환경은 ‘자율신경계의 조절 버튼’인 충분한 수면을 방해한다. 도박 마약 음주 흡연과 쾌락 추구, 특히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은 자율신경계에 대단히 위험하다.

건강한 자율신경을 가진 노인의 삶은 조화롭다. 삶이 건네는 소리와 사연을 손끝과 발끝으로 느끼고 온몸으로 반응하며 생활을 조절한다. 또 표정과 말투, 눈빛에 깊은 생기가 가득 차 있다. 노인 속 항상성 전문의 26명이 생을 다할 때까지 성실하게 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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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내 안에 26명의 전문의가 있다"